본문 바로가기

my poem

(105)
해운대 세상의 변으로 몰려든 네온사인의 물결은 비비드한 향락을 심을 수 없는 깜깜한 바다 앞에 멈춰 짧은 향락의 높이만큼 색색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을 펼치며 물속에다 손짓하고 있다 인기많은 너는 통통 빈말들을 튕기며 긴밤을 지새우지만 결국 사람들이 향하는 곳은 짙은 먹물로 쓴 침묵이 너울지는 나의 오른쪽 세상의 끝같은 까만 해운대다.
딸기 바나나 해먹 빨간 바나나 해먹에 둘이 함께이고 싶다 한쪽 끝은 내 입가에 또 다른 하나는 너의 입가에 달린 빨간 바나나 해먹 하나의 입꼬리라도 처진 구름낀 날에는 들어갈 수 없는 화창하게 웃는 날에만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딸기 바나나 해먹 딸기 바나나 해먹에 둘이 함께이고 싶다
골목길 굳은살 박힌 아스팔트 위로 네바퀴 굴리려다 난 두 발로 삐죽삐죽거리는 마음을 밟아서 가지런히 고를 수 있는 나지막한 집들 사이사이로 다닥다닥 내딛기 시작했어 곧은 속도를 버리고 굽은 여유를 신고 걸으면 두 발은 아프지만 구석구석 내려쌓인 지는 햇빛을 사뿐사뿐 밟으니 기분이 좋아져 골목길 사이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서 입이 무거운 까만 그림자와 마음속 비밀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 친구가 그리운 내겐 더더욱 좋아 너한테만 말하는 비밀인데 그 곳이 골목길이고 내가 집으로 갈 수 있는 길이야
난시 변화는 난시에서 시작한다 비난은 우습게도 정시(正視)의 왕관에 둘러서있고 선을 비껴간 난시의 궤적은 태워버릴 유서다 난시는 세상을 게걸음마냥 옆으로 밀고 나간다 앞당겨갈 미래를 지그재그 어지럽히더라도 난시는 내가 기댈 혜안의 태생이며 무덤이다.
햇빛 열쇠 시간이 흐르지 않는 갈색 마루집 아마 할머니집일게다 곁쇠 옆에 걸어두고 누구나 맞이하는 사랑이 목마른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랑이 흘러 넘치는 것은 잘 보인다 넘치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그집 앞마당 외롭다 사랑의 폭이 넓어질수록 시간의 흐름은 느려져 흩어없어지고 외로운 사랑은 손을 흔든다 해가 지기 전에 그 집에 다다르기 전에 강이 긴 여행을 마치기 전에 잡고 싶다 하나의 꽃만을 활짝 피우는 단 하나의 햇빛같은 열쇠를
사랑 메아리조차도 안다 주었다는 사실만이 진실로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받았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진정 주었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브랜드 이즈 프렌드 브랜드는 사람이라는 촌티를 벗어나야 한다 마치 신의 손길이 법접해 있는 자연의 심플을 벗삼은 표정을 지어야 한다 심볼은 코모디티에 달라붙어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신을 대신한다 혼자이거나 기하학적으로 난해하거나 생각없는 맹한 표정으로 입체적으로 당신의 니즈에 맞게 허세로 허기를 달랜다 아이덴티티로 퀄러티 높은 비싼 티가 난다하지만 외로움을 감추기 위한 형이상학적인 몸짓일 뿐이다
버려진 전단지 한입 크기의 웃음으로 쓴 울음을 삼키고 퉤 뱉은 수많은 말 부스러기로 주변을 어지럽히면 얇은 전단지처럼 휘날리며 경박해보이겠지만 내 마음만은 들키지않고 조용히 납작해져 눈물 보이지 않을 만큼 날카로운 종이칼이 되어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