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oem (105) 썸네일형 리스트형 눈 차가운 것이 엉겨붙어 쌓이고 쌓인다 하얗게 서로 포개고 포개져 빨간 뺨에 포근한 미온이 퍼져나간다 차가운 눈이 옹기종기 금지된 따뜻함을 속삭이는 하얗고 빨간 겨울이다 익숙한 사람 한 사람이 눈이 여러 개면 징그러워 한 마음에 눈이 여러 개면 징그러울까 우수 구멍이 여러 개다 익숙한 개수는 정해져 있지 않다 한참보면 징그럽게 스쳐보면 익숙하게 보인다 한 사람이 눈이 두 개면 스쳐보면 익숙하게 한참보면 징그럽게 보인다 한 마음에 눈이 여러 개면 한참 봐도 스쳐보이니 익숙하게 보일른지 모른다 두 눈을 가진 한 사람 여러 개의 눈을 가진 한 마음 한 마음의 한 사람 스쳐보면 익숙하게 보인다 풀잎시간 풀잎이 그리는 시간의 기울기는 시간을 벗어나지 않는다 대부분 낮을 가리켰다가 그림자 바늘로 지는 해를 재촉한다 같은 기도문을 나눠받고 외우던 어린시절 같은 시간의 기울기로 똑딱똑딱 걸어갈 줄만 알았는데 내가 그리는 시간의 기울기는 점점 우리들의 시간을 벗어나고 겹치던 정겨운 모습이 어긋나 나만의 풀잎으로 흘러내린다 공평한 주기도문으로 끝나는 친구들은 간곳없이 떠나가고 기도는 여러갈래 내 마음이 된다 자물쇠 기둥에서 벗긴 자물쇠는 다시 내게 채운다 얽매여 움직이지 못하던 내가 자유롭게 되었건만 쉽게 버리고 떠나오지는 않았다 내가 나를 소유하기에 나를 잃어 버릴까봐 여전히 내 마음에 채운 자물쇠 사람을 만나면 한그루의 나무가 되어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초록빛 잎이 되어 살랑이는 설레임에 흔들리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자리에 머물러 한들거린다 또다시 갈빛가지 나고 새싹나면 계절에 맡긴 내 마음이 새로운 계절을 만난 것 사람을 만나면 수없이 찾아올 새싹의 움틈으로 새로운 계절을 함께하고싶다 한자리에 서 있는 한그루의 나무가 되어 밀양의 나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터져버린 울음보 머리에 의기양양한 의젓한 웃음꽃을 선사한 순간들이 무너져간다 공평하다는 것은 제로썸이 아니다 그의 공평은 우리와 다르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존재라는 것이 그의 공평이다 거짓말이야를 부르짓던 그녀의 잃어버린 아들도 그녀의 것이 아니었고 믿던 그의 사랑도 그녀만의 소유가 아니었다 세상의 패배감에도 하늘의 승리를 바라보며 남에게는 없는 소유를 기뻐하는 것은 누구나 볕을 쬐는 밀양에서도 숨겨 간직할 수 있는 그녀만의 햇빛이 빛나고 있다는 착각 때문이리라 왼손에는 오른손의 기억이 있다 왼손에는 오른손의 기억이 있다 나란히는 아니지만 바삐 움직이는 걸음에 호모 에렉투스의 본능을 재갈 물리고 메타포 사슬이 얽혀 있는 세상의 벼랑에 몰리는 그제서야 망각한 인간이라는 신분을 알아챈다 사피엔스는 꿈을 꾸고 꿈을 독려하는 히틀러 꿈과 희망의 건너편까지는 자신과의 싸움이라 떠들어대지만 타자의 등판 없는 깔끔한 꿈은 없으리라 도구를 사용하는 사피엔스는 왼손과 오른손이 있고 왼손을 부리는 오른손의 꿈을 꾸었으리라 로즈마리 로즈마리는 햇빛을 좋아해 내 로즈마리도 햇빛을 좋아해 그래서 신경이 쓰여 내 안에서의 햇빛이 벌기 힘든 돈처럼 느껴지고 어쩌면 용기를 내야해 내 로즈마리가 초록색 가벼운 햇빛으로 갈아 입으려면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