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0) 썸네일형 리스트형 몽등(夢燈) 행선지 없는 비행기 접고 날리는 흑백밤 입 꾹 다문 티비 체온계 하나 물려주었다 아파 건드리지마 빨간불 삼십 구층까지 올라가 깜빡깜빡 부딪히면 더 아플라 흑백밤 몽등 켜둔다 꼭대기 홀로 빨갛게 꿈뻑꿈뻑 지지직 2014.12.14 연어 나를 흔들리는 바람이라 생각했는데 고개들어 바라봐 주었고 나를 물에 한 번 튀고 빠지는 물수제비 뜨기라 생각했는데 세발짝이나 멀리까지 뛰어오르게 했고 나도 빛커튼이 드리우면 거친 실루엣이 생기고 입술을 동그랗게 말아 날아다니는 휘파람을 불러내고 입가에 살랑이는 구릿빛 미소를 그대 눈가에 싣고 일렁이는 항해를 하는 사랑에 빠진 마도로스가 될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형체를 가진 인간이 되어간다고. 그런데 손에 잡을 수 없는 눈으로 볼 수 없는 들을 수 없는 나를 그렇게 알지 못하는 그때가 그리워 마음은 피고 지는게 아닐까 2014.11.09 울돌목아 어이 울며 도는 쉬이 발을 떼지 못하는 울돌목아 무슨 회한이 남아 소리로 원을 그리고 또 그리나 펼친 학의 날개짓이 예 남은 소인의 두려운 몸짓이던가 아닐세 저 가버린 당신을 향한 힘껏 나부끼는 그리움 게 그리움일세 아직도 울며 도는 그대여 내 술 한잔 받고 쉬 도세나 2014.08.15 순식간에 어깨를 내리쬐는 햇볕은 겹겹의 날개로 감싸안으며 우유빛 소년을 끌어안고 구릿빛 청년으로 이내 타들어간다 청년은 강렬한 태양아래 탱탱한 젊음을 뽐내려다 쭈글쭈글 감자 껍질같이 날개를 벗겨내고 굳은 주름의 조각상이 되었다가 햇볕 안고 말없는 흙이 된다 생각없이 단순하게 그렇게 2014.08.02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와 오즈의 마법사는 뭔가 비슷한 느낌을 풍겼다. 비슷한 등장인물 수에서부터 입고 나온 의상의 복고풍 느낌과 테이프로 듣는 올드팝송의 향연까지 그리고 너구리와 사자라는 동물과 허수아비와 그루트라는 나무의 휘청거리는 삐죽함 양철 나무꾼의 단단함과 떡대라고 표현되는 아내와 딸을 잃은 아저씨의 단단한 풍채 등등 그 외에도 비슷한 점이 있는데 영화 초반부에 우주선이 광선과 바람으로 둘둘말아 퀼을 데려가는 것과 회오리 바람이 도로시를 데려가는 것이 비슷하다 바깥세상으로 혼자만 데려가고 인연이 전혀 없던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도로시가 오즈에서 만난 등장인물이나 퀼이 우주에서 만난 인물들은 가족이 없다 바로 출처가 불분명한 존재들이라는 것 원래 가족은 있었겠지만 이제는 의지할 곳.. I am in 서울 아이들이 없는 보이기 위한 색깔들 백송 중국에서 들여온 화학 첨가물이 없다는 옥루몽 팥빙수 무척 달아 맛있다 설탕은 넣었겠지 ㅋ 디자인 독특하고 아이디어 좋은 아이들이 많지만 정작 꼭 필요해서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DDP 내 살림터의 살림살이들 귀여운 토이 스토리 인물들 동굴 같은 DDP 기둥 없이도 잘 버티고 있다 2층에서 내려다본 인사동에 퍼지는 비눗물방울들 바람이 반대방향이라서 다행 DDP 외관 콘크리트 마저 뭔가 부드럽고 따뜻해보였다 세상에는 직선이 없다는 가우디가 생각난다 저 조각 하나는 저기에만 꼭 맞아 들어가겠지 꽃처럼 이쁜 Vase 매연만 없다면 예쁠 저녁 한강 둔치와 하늘 헤드락 거는 병따개도 뒤에 있다 저걸로 따서 마신다면 재미있을 거 같다 평범한 사물에 아이디어를 불어넣는 건.. 전기빛 나는 걸어가고 있다 실린더 기름 칠한 빛을 뿜어내는 차는 빛줄기를 쏴 튀기며 내 앞을 가로지른다 내 그림자는 가까워지는 벽면을 따라 뒤처지고 낮 그림자처럼 느리지 않게 저만큼 빨리 밤 가로등 높이만큼 늘어났다 짧아졌다 앞서다가 뒤처지고 머리가 커졌다 헝클어지며 사라지고 전기 빛줄기에 흔들거리는 그림자 불꽃 피우다 바쁜 낮의 고요한 그림자를 꿈꾸며 밤에 어둠에 까맣게 그렇게 뭉개 뭉개진다 다이어리와 플래너 사이 모음과 자음을 이어붙여 이 사이사이를 구석구석 꽉 찬 언어로 빈틈없이 메꾸어 뇌량을 연결짓는 일을 한다. 그는 어제 메아리 없는 미래의 무음은 오늘의 다이어리에 까맣게 빼곡히 내려앉고 또 입을 열어 가다듬고 음을 내어본다 이야기가 되고 귀에 닿고 가슴에 닿아 손에 움켜쥔다. 부메랑을 오르락 내리락 머리와 가슴을 오고가는 사이 발은 멈추었고 한량없는 수평생활에 익숙해진다. 늦은 밤 그는 이전 1 ··· 5 6 7 8 9 10 11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