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로 서있는 시계마저도
위태하게 흔들리며
꾸역꾸역 밀어 처넣은 버스마냥
멀미나게 달려간다
툭...툭...툭
늦게나마 뒤따라 오는 시계는
낮밤 가리키는 네온싸인보다 못하다며
정직한 태엽을 매몰차게 밀어댄다
이미 한 두 고개 먼저 넘어와서
여기 당신 뒤에 있노라 사정하는 시계에도
지금의 시각을 째깍째깍 들이대며
시계 밥마저 아깝다고 한다
툭...툭...툭
끊김 그리고 다시 찾아드는 조임
제걸음에 맞추어
흥에 겨울 수 있지만
가슴에 남아 있는
다시 뛸 열정마저도 뽑아내
타다닥 쓰레기통에 버린다
툭...툭...툭
저마다의 걸음걸이로
세상 돌아가는 박자를 잘도 맞추련만
더러는
시간 잴 눈금 없는 자는
휘감아 버리는 둘레 모를 인생에
장님이 되어버린다
시계(視界)는 점점 좁아지고
시계(時計)는 소리 없이 더 빨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