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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poem

감각의 시대

기억은 감각으로 가득차 있다
빛이 닿은 곳을 벗겨 담았고
소리가 닿은 곳을 기울여 담았고
냄새가 닿은 곳을 들여 담았고
손이 닿은 곳을 쓸어 담았고
혀가 닿은 곳을 훑어 담았다

실로 담았던 것은 거기 있었으나
내게 온 것들은 힘이며 의지였다
감각은 기억을 다시 불러 일으키고

머리는
혀를 놓아 말을 내었고
손을 놓아 맛을 보여주었고
눈은 빛은 못 내어 놓고
뭇 감각들이 뒤엉켜 녹아든 빛을
다시 주워 담아 새로운 의지를 낳았다

실로 내어 놓은 것은 거기 있었으나
가버린 것들은 힘이며 의지였다

감각을 담고 내어 놓을 수 있는 여기는
의지와 의지가 대면하지 못하는 감각의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