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아스팔트 까만 알갱이들이
자전거 앞바퀴에 갈리며
뒤로 쏜살같이 흘러간다
뒤로 가는 것처럼 보이는
빠른 바퀴 사이로
두어 바퀴 페달을 뒤로 돌리면서 내는
헛돌아가는 체인 소리를
바람에 실어 보내며
곤한 다리의 여유를 만끽한다
손잡이를 좌우로 흔들기도 하며
시원함에 흐느적거려보기도 하는데
하늘을 날고 있는 이 기분
하는 찰나에
동전은 붕 떴다가 떨어지며 뒷면이 나온다.
쏜살같이 흘러내려오는
아스팔트 까만 알갱이들...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 이 묘한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