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무는 왜 잎이 없지?
아마 죽었나보다
아직 서있으니까 살아있는거야
그래도 죽은거지...
흐르는 계절에
몸에 핀 마른가지는
세월에 무감각한
검버섯없는 매끈한 팔
팔이 휘두르는 지휘에 맞춰
주름진 얼굴의 나뭇잎은
까만 주검의 음표를 나르다가도
이어나갈 생명의 곡절을
한들한들 노래한다
푸른 젊음을 영접하며
죽음은 매끈하고
삶은 주름진 숲 속
서있는 매끈한 몸뚱아리를
가로로 공전하는 계절이
밑동부터 파고들어
관성이 남은 죽음을
어기여 합창하며 밀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