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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앗는 벚꽃

겨울 추위 후에 반짝 봄이 왔다가 바로 여름이 오면서 봄이 점점 짧아진다는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 많이 오고간다.  하지만 봄이 짧아지는 기후 변화 중에도 시각적으로 봄을 아직 우리가 맞이하고 즐기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꽃이다. 그중에도 단연 벚꽃이 최근에 사람들 사이에 최고로 인기가 많고 봄의 클라이맥스다. 어릴 때는 벚꽃을 잘 모르고 꽃은 꽃이겠거니 하고 건성으로 봐서인지는 몰라도 최근 들어 전국 방방곡곡에 벚나무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깔려있는 것 같다. 외모지상주의때문에 성형바람이 불듯 나무들도 봄바람을 맞아 벚꽃으로 성형을 죄다 한건 아닌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벚꽃연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 캐롤로 돈을 버는 가수 등 봄의 트렌드의 중심에 선 이 벚꽃나무가 과연 우리들의 봄일까? 벚꽃이 봄의 전부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봄은 우리들의 눈이 꽃에 현혹되는 계절이기에 벚꽃도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인기있는 직업, 큰 키와 수려한 외모 등 돈이 모이고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듯이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꽃마저 그런 쏠림현상을 따라가고 우리가 획일적으로 스스로 조장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벚꽃이 군국주의를 추구하던 일본을 상징하는 꽃이라는 이유만으로 벚꽃팬에게 야유를 받을 이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다. 너도나도 벚꽃보러 간다해도 좋다. 봄의 일부니까. 꽃은 꽃이니까. 단지 시간이 없어서 혹은 봄비가 내려서 벚꽃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봄을 대다수의 남들처럼 누려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서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종류에 관계없이 초록 새싹을 보고 마음이 싱그러웠다면 봄을 느끼고 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도 이런 생각을 가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어서 끄적거려 봤다. 벚꽃에만 휩쓸리지 말고 힘내어 고개 내민 작은 새싹들이 서운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