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일까
나인데도
우왕좌왕 헤매는 편이지
그럼
모래성 게임을
주거니 받거니 해보자
막대기가 꽂힌 거기에는
내가 누구인지 답이 있을까
살며시
손으로 동그랗게 그러모으면
모래가 사르르 흘러내리고
말없이
까만 눈동자만 동그랗게 깜빡거린다
점점
막대기는 쪼삣쪼삣
드러나고
등덜미는 쭈뼛쭈뼛
조여온다
아슬아슬 이어지는 차례
마지막이 나인지 너인지
하여간 그 순간
까끌까끌 모래알이 반짝거린다
막대기가 거기 있긴 있었나
동그랗게 깜빡거린다
my po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