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게 바로 딱 너지’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시작하지는 않을테야
그냥
있는 그대로 고민하지 않고
걱정하지도 슬퍼하지도 즐거워하지도 않은 채
그 시작은
체온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타인처럼 차갑게 느껴질 때
거리를 두더라도 차가운 손은 이미
몸 안에 뛰는 네 심장을 움켜쥐고 있지
낯선 눈이 저 바깥에서부터 살며시
어깨에 떨어진다
외로운 인기척일까
내 온기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의 모양과 색깔도 보지 않고
마냥
발까지 주저없이 내려 앉는다.
곧 사라질 하얀 욕망을 끌어안고
대지에 퍼질러 누워버린다
살아있는 무모한 순간이 감각을 잃을 때까지
차디찬 너를 나에게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