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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하늘


네모난 하늘이었다...
그곳에 내 몸이 닿기 전에 교회 십자가가 저 뒤에 보이는 네모난 하늘을 먼저 봤다.
내가 디딘 곳에 햇빛은 비스듬히 내리 꽂히고 있었다.
요즘 나는 꿈같은 장면을 많이 본다.
그 장면을 맞닥뜨렸을때 사진을 찍고픈 생각이 들기도하다가 때로는 겁에 질린 아이가 된다.
무엇에 그리 놀라냐고?
특별한 대상은 없다.
단지 완전 새로운 세계에 있는 나를 보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는지도 모른다.


그날 나는 달리고 또 달렸다.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향해...
또 그시간에는 오른손에 AED를 들고 달리고 있었다.
이미 그는 죽었고, AED는 달리 소용이 없었다. 신발을 벗어던지고 들어간 노력도 헛되이..
죽음을 의미하는 일직선의 심장 박동선을 따라 나는 죽음의 파동을 전하는 냄새를 맡았다.
그의 삶의 선은 곧았고, 끝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의 선은 이제 막 물결을 이루며 파동을 만들기 시작했다.


죽음의 파동...


네모난 하늘은 그가 그의 마지막 일몰을 타고 떠나기에는 충분히 넓게 열려 있었다.
잠자리는 희미한 오렌지 빛을 따르는 그 일몰의 길을 유유히 날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의 얼굴에는 눈물이 없었다.
아마 희미한 오렌지 빛이 오래전에 그녀의 눈물을 말라버리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