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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poem

시집가던 날

작은 종은 큰 종 옆에

손을 흔들며

거리에 그대로 서있다

발걸음은 돌리지 않은 채

마음은 들리지 않은 채

아래로 아래로 울리고 있다

들키지 않으려는 것도 아닌데

공중에 매달려

온데 맘껏 울려퍼지지도 않고

떠난 자리에서

그리움이 안보일 때까지

땅을 붙잡고 작은 종 그 안으로만

한참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