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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poem

빈 a4 한 장

빈 스페이스들로 채운
가벼운 하얀 a4 한 장

말하기 전 멈춰 서서
무수히 제자리에서 깜빡이다
묵묵히 밀고 간 커서 자국들로
가득채웠는데도

한들거리는 얇은 종이는
빨갛게 베고 만다

무성히 빼곡한 고통을
무겁게 써내려간 공백을
무채색으로 덧입히는데도

가여운 하얀 a4 한 장
붉게 물들인다 날카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