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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poem

달이 두 개 뜨는 세상 2

생명은 화촉을 밝히듯
아름다운 두 선을 잇는 접점에서 피어난다
죽음은 촛농으로 침전하며
소실점에 그저 홀로 숨어버린다

저 멀리서
별똥별은 시력을 잃기 전에
어두운 밤 한가운데
일자 광선을 그으며 응시한다
마지막 시선이 닿으려는

그 선을 따라 가면
하늘을 올려다보는 연인
입맞춤, 그리고 깍지 낀 아름다운
두 손의 결정(結晶)

그리던, 떠올리며, 맞닿으려는
눈은 감기고
어두운 밤 한가운데
감춰진 길로 기척없이 걸어가며
문을 닫고, 불을 끈다

처음으로 입을 열어
두 개의 크고 작은 따옴표를
숨결에 조심히 머금고
인사를 나누던 놀이터 미끄럼틀
맞잡은 두 손을 비추던 말 없는 두 개의 달

함께 뜨지만 홀로 지는

돌고 도는 흔한 동네 한바퀴

난 여기 있어요

쿵쿵쿵

그래요 난 여기 있었어요